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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실] "분장"이 아니라 "마술"입니다.

조회수
3,588
등록일
2010-06-01 10:18


배우의 얼굴과 표정은 이야기를 만나면 마술(魔術)을 부린다.
천 가지의 표정을 짓고 드라마 속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 가야 할 것이 있다. 분장(扮裝)이다. 분장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면 배우의 삶은 그 자리에서부터 시작된다. 배우(俳優)는 분장을 소홀하게 대하는 법이 없다.

분장사의 손놀림이 피부를 자극할 때 마다 배우의 마음은 인물의 정서를 입히고 등장인물의 성격으로 되돌아간다. 분장도구는 수 천 가지의 마법을 부리면서 이웃의 얼굴을 빠짐없이 그려낸다. 배우의 얼굴은 분장으로 닮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합이 된다. 이웃을 만들어내고 숨김없는 인물들을 창조해낸다. 시청자와 관객은 배우가 펼쳐놓는 이야기 삶에 동행한다.
배우가 그려내는 인물들의 표정을 보고 웃고, 슬퍼한다. 그만큼, 분장은 등장인물을 만들어내고 성격을 입히는 마술을 부린다.

3D 영상에 펼쳐 보인 아바타의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관객들은 특수 분장과 제작기술에 감탄하고 20대를 노인으로 바꿔놓는 분장기술 재주에 또 한 번 놀란다.
대경대 분장예술과 채주엽 교수(40)는 12년 동안 녹화 현장, 분장의 중심에 서 있었다. 촬영장에서는 그의 손길이 배우의 얼굴을 스치면 배우는 감쪽같이 알아볼 수 없는 인물로 변신했다.

대학에서는 순수회화를 전공했고, 그 후 분장으로 눈을 돌렸다. MBC분장실에 근무하면서 수백 명의 배우들은 얼굴을 채교수한테 맡겼다. 드라마 “안녕 프란체스카” 가 1년 2개월 동안 시청자들한테 사랑을 받을 무렵, 배우 심혜진과는 누이동생 사이가 됐다.
사람의 만남도 분장을 하는 마음으로 대했다. 현장에서의 분장경험을 전공학생들한테 들려주고 싶었다. 대경대학 분장예술과 교수가 되면서 그의 현장은 촬영장이 아니라 캠퍼스가 현장이 됐다.

캠퍼스 분장인생이 시작되면서 분장을 전공하는 제자들도 촬영현장에서 만큼은 분장으로 마술을 부릴 정도로 실력을 갖추길 바랬다.

그의 마법은 강의실을 넘고 현장으로 달려 나간다.


분장예술과에서 분장 기술을 익힌 학생들은 이제 현장 중심에 서 있다.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공연에는 분장예술과 전공학생들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렇게 익힌 전공학생들의 분장전문성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늘어갈수록 그들을 기다리는 관객들도 많아졌다. 연극, 오페라, 뮤지컬, 방송, 영화등 분장기술의 손길이 필요하면 전공학생들을 찾는다. 그것이 경쟁력이 됐다.

공중파TV 분장실에도 취업을 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대경대학 캠퍼스에서 열린 한, 중, 일, 뷰티 경진대회에서도 그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삶에 전공을 바꿀 정도로 분장이 그 만큼 매력적인가.

순수회화를 전공하면서 자칫하면 나만의 작업세계에 빠져 갤러리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보여주고 바로 느껴지는 그림은 수준 있는 작품으로 평가되지 못하는 점도 있다. 미술대학을 다니면서 창조 작업을 한다는 것이 큰 고통이었다. 원래부터 만들고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학사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대학원선배가 졸업 작품을 특수 분장으로 전시해 놓은 것을 봤다. 그때 미술과 문화 그리고 일반인들의 공통화 되는 시선을 이끌어내는 부분이 바로 < 이것이다 > 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부터 분장인생이 시작되었다.



- 분장인생 뭐가 좋나.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분장이다. 끼와 열정이 있는 사람들과 같이 호흡한다는 그 자체가 행복이다. 분장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다. .밤을 새며 작업한 분장을 시청자들이 보고 즐거워하고 놀라워 할 때 가장 희열을 느낀다. 그 정도면 분장인생을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 분장 예술과가 전국에는 유일하죠.


전국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학과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서 분장전공실기 위주의 수업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장점이다.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이고 그것이 경쟁력이다. 외부에서 하는 공연 팀에서도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가급적 다 소화해 내려고 한다. 학생들의 최종 도착지는 현장이다. 그것을 실수 없이 익히게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강의실 교육은 분장예술을 익히는데 한계가 있다.



- 그 한계 극복을 하기 위해서 분장예술교육에 차별화된 것을 적용해야 하지 않나.

분장은 창조적인 작업이면서, 대상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인성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분장사는 생명력이 짧을 수밖에 없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심성과 인성은 분장생활을 하는데 가장 갖추어야 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강조한다. 이 두 가지만 제대로 갖추고 있으면 그 마음으로 등장인물을 제대로 옮겨 놓을 줄 아는 분장예술가가 된다고 생각한다.

분장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그 기초를 미술교육에서 잡아나간다. 배우의 얼굴과 몸에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서 배우얼굴에 그것을 옮겨놓는 작업이 분장이다. 그런 만큼 기초미술의 지식습득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미술과 분장교육을 하나로 이루지 못하면 분장은, 창조 작업이 아닌 분장의 얄팍한 기술만 습득하게 되기 때문이다.



- 분장소비가 필요한 곳은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드라마제작이나 규모가 큰 공연이나 이벤트프로그램이 서울 쪽에 집중되어있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시장이 서울에 집중되다 보니까 취업도 그 방행대로 흘러간다. 그런 만큼 확실한 차별성을 갖추고 있어야한다. 올해 졸업한 전공학생 중에 MBC방송국에 4명이 취업되었다. 현재 영화 제작중인 곳에도 많은 인원들이 투입이 되고 있고, 이밖에도 공연분장사와 외국브랜드 계열인 메이크업, 분장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방송국 현장견학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1년에 1~2회로 현장의 흐름을 분석한다. 공연단체에서 분장의뢰가 들어오면 학과 전체가 투입되어 현장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몇 명의 조를 팀별로 짜서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현장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 그러한 수업들이 도움은 되는가.

작년에 드라마 “선덕여왕”의 인기가 치솟을 때 MBC용인세트장을 방문했다. 이곳은 외부인들이 출입을 할 수 없으며, 비공개로 촬영을 주로 하는 곳이다. 이 촬영장에서 보조출연자들의 분장을 함께 했다. 전공학생들은 처음엔 떨리는 손으로 분장을 접했지만 곧 현장에 적응했다.

- 학생들도 현장교육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죠.

드라마 속 인물들 직접 만난서 창조했다는 자부심은 대단하다.
실제 배우를 만나서 분장을 익힌다는 것은 전공학생들의 열정을 이끌기에 충분한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한다. 작년 선덕여왕 현장학습을 계기로 인터넷과 언론보도의 힘이 컸다.
올해는 경주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에서 지난번 보도를 보고 서울 쪽에 분장 전문 인력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우리학과로 축제에 전문분장요원으로 참가해 달라고 했다. 학생들은 규모가 있는 행사를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행사로 인해 사극분장연습을 더욱더 하게 됐다. 조직위원회에서도 작년보다 더 질적으로 높은 분장을 보여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도 받았다.

- 분장기술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공연분장에 있어서는 우리 학생들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교수진들도 끊임없이 변화되는 분장기술을 전달하고 있다. 그것이 장점이다. 각 공중파 방송국과 영화사 분장 팀과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끊임없는 교류를 하고 있다. 언제든 우리학과 분장기술이 필요하면 달려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현장에서 눈을 돌리면 분장기술 전문 인력만큼은 대경대학 분장예술과 동문들로 채워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 했다.

예술적 창조적인 활동은 종점이 없는 마라톤과 같다. 가는 길이 고통스럽고, 외롭지만 전문가가 걸어가야 할 길이다. 사람의 평범한 얼굴이 분장사의 손을 통해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진다. 이러한 부분은 극중에서 크나큰 비중을 차지하며, 연기자의 연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마술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빈손에서 어떠한 형체들이 나타나고 변화하는 모습이 사람들 눈을 매료시킨다. 분장도 널리 알려진 연기자의 얼굴을 다른 모습으로 보여줌으로써 굉장히 흥미로워한다.


- "사람의 얼굴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라는 말이 있다.

평범한 연기자의 얼굴에 어떠한 캐릭터의 모습으로 분장을 하면 연기자에게는 마술과 같은 또 다른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것은 곧 사람의 얼굴과 몸의 분장에 끝나지 않고 연기자에게 마술과 같은 “심리분장”을 해주기 때문이다. 때론 화상환자들에게 그 흉터를 감출 수 있는 분장을 해줄 때도 있다. 이것 또한 몸의 결점을 커버해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마음속의 한 부분을 분장해주는 것이다. 분장은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예술이다. 마음을 치료하고, 또 다른 생명력을 불어넣어주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게 분장이다.

이것하나면 분장을 하는 이유가 뚜렷해지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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