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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30주년 맞는 대경대] 이채영 총장 "산학일체, 기본에 충실할 것“

조회수
824
등록일
2023-05-17 17:05

전문가 양성 산학일체형 '엑스펍(Exp-Up) 스테이션' 도입

학교는 '실패'를 연습하는 곳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1993년 지역 최초로 연극, 모델, 방송 분야를 특성화하며 탄생한 대경대가 19, 개교 30주년을 맞는다. 19936개 학과 500명이 채 되지 않았던 학생 수는 30년이 지난 현재 3천 명을 넘기며 지역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경대를 특성화로 키우고 정부재정지원사업을 이끌고 설계한 주역이 이채영 총장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내년이면 10년째 총장직을 맡게 그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은 국내 모든 대학의 화두인 '살아날 방법'이었다.

 

-벚꽃 피는 순으로 대학들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데 전국 대학들의 위기감이 팽배하다. 묘수가 있나.

 

대경대는 설립부터 철저하게 실무중심 교육을 하고 있는 게 비결이라 할 수 있다. 학생수가 줄어드니 준비하라는 경보음은 10년 전부터 있었다. 기본에 충실한 게 하나의 묘수였고 특성화를 고집한 이유이기도 하다. 1990년대 중반, 대경대 광고 카피는 '전문가가 만들면, 다릅니다', '대경대학이 브랜드다'였다. 그만큼 기업현장과 직결되며 입학이 곧 취업이 될 수 있는 실무인재양성에는 자신감이 있었고 해당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학과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커리큘럼 대부분이 철저하게 실무 중심이다. 교수진 구성도 현장 경험을 우선시한 듯하다.

 

실무중심 학과들이 많은 게 특징인데 이에 따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모셔왔다. 특성화교육, 캠퍼스 산업체 현장, 입학은 곧 취업이라는 개념이 대경대는 확고하다. 설립 당시부터 'Excellent'하기보다는 'Different'하라는 데 초점을 맞춰, 'Difference is the value'(다름의 가치)라는 설립 정신을 추구해 왔다. 현재 22개 학과에는 130명의 교수진이 있는데 모두 각 분야의 전문가인 것은 당연한 것이다.

 

-개교 당시와는 다소 달라진 흐름이지 않은가.

 

개교 첫 해에 유통경영, 컴퓨터, 디자인 특성화 대학으로 시작했다. 3~4년 후 거의 대부분을 뷰티, 모델, 공연, 문화예술로 바꿔 전면에 내세웠다. 지금의 대경대 정체성과 이미지로 각인된 공연문화예술 특성화 대학의 시작이었다. 직업교육도 시대에 따라 변화되면서 교육환경도 빠르게 바꾸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지역 내 지인들께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우려했는데 모두 성공시켰다. 최대 규모인 동물테마파크(동물사육복지과 실습관)를 세운 것도 '세계명문직업대학'이라는 대학의 특성 때문이었다.

 

-시류에 민감하게 감응한 것 같다. 빨리 판단한다는 장점의 이면에는 숱한 실패의 경험도 있었을 것 같다.

 

단적인 예로 세계주류양조과에서 와인을 만든다고 포도를 직접 심어 재배했던 적이 있다. 호주 디킨대학교에서 유능한 교수도 두 명을 모셔왔는데, 포도에 적합하지 않은 기후를 극복할 수가 없었다. 그때 안된다는 걸 알았고 우리 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도 안 기회여서 많이 배웠다. 이제는 수제맥주하고 막걸리도 생산하면서 기술을 따라잡았다.

 

-실전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학교 안이 인큐베이터라면 바깥은 엄혹한 시베리아 벌판이나 마찬가지다. 온도 격차를 어떻게 줄이고 있나.

 

우리 학교만의 산학일체형 교육시스템인 '엑스펖 스테이션(Exp-Up Station)'은 현장실무 능력 향상을 위해 구축된 교내사업장이다. 산업체 연계는 우리가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 즉, 입학이 곧 취업인 셈이다. 호텔조리계열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레스토랑인 '42번가'를 캠퍼스에 만든 건 우리가 최초였다. 쉐프 역할에서 서빙 역할까지 학생들이 담당한다. 맛이 어땠는지, 서비스가 어떤지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온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다른 팀들이 만든다. 수업이 실전이 되다보니 학생들은 값비싼 실패의 경험도 자연스레 하게 된다.

 

-실전형 비즈니스 모델도 적잖아 보인다.

 

직접 부딪혀 11기업, 1학과 1기업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 1인 미디어, 인플루언서를 시대가 요구하고 있다. 창업 위주 교육,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회는 급변하고 있어 학교 안에 있는 동안 실패를 경험해 보아야 한다. 사회는 급변하고 있고, 예전의 강의노트로는 시대를 쫓아갈 수 없으며, 융복합은 시대적 과제가 된 지 오래다. 현장에서 부딪히고 창의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실패를 장려하는 것인가

 

강의실에 갇혀서 자화자찬하지 말자는 것이다. 잘하고 있다고 북돋워 주는 긍정적인 사고가 중요하다. 학교는 실패를 연습하는 곳이다. 스스로 깨치게 되면 자발적으로 연습하게 되는데 그게 성장하는 길이다.

 

-교육부의 대학 지원 방식이 바뀐다. 지자체와의 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정부의 특성화 정책은 대경대 설립 때부터 관심을 가진 것들이다. 2003년 태풍 매미 피해로 지역 특산물인 대추 낙과가 많아 주민들이 걱정이 많았다. 이때 대추를 대거 사들여 '조선생 막걸리'를 개발하게 된 것이 탄생 비하인드라 할 수 있다. 이때부터 제빵과 조리에도 대추를 활용해보라고 권했다. 대경대에서 지역 특산품인 대추로 막걸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의 농가소득에도 도움이 되고, 학교기업에서 만들어진 상품이 제품화에 성공하게 되서 지역사회와 학교가 서로 상생하는 윈윈 케이스의 샘플이 되었다. 그것을 발전시켜 수제맥주도 청도군과 함께 만들어졌다.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도 밀양시와 함께 '밀양아리랑 축제콘텐츠' 개발과 '밀양 반려동물 지원센터' 수탁기관으로 선정되었고 다수의 지역사회와 상생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9년 동안의 총장으로 재직하며 굵직한 정부지원사업도 꽤 많이 받았는데

 

교수 130명이 매년 3월이면 교육 개혁안을 모두가 참여해 발표하고 함께 토론하고 있다. 학과는 이기주의나 장벽이 없는 '대경대 융복합과'라고 불려야 정확하다. 우리는 학생들한테 오직 잘 가르치는 교육을 하자는 생각뿐이다. 그 결과 자연스레 정부지원사업에 적잖이 선정되었다.

 

-문화예술 특성화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어느 정도 자리잡은 것은 양날의 칼과 같지 않은가. 특정한 면만 부각되니 나머지 면은 상대적으로 취약해 보이기도 한다. 앞으로의 10년 동안 새롭게 도전할 분야가 있다고 보는가.

 

4차 혁명의 AI인공지능 시대에 직업군 변동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교육수요에 맞는 학과를 재편성하고 특성화 강점을 살려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 고등학생들에게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방하고, 다양한 학습수요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역량과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성인 학습자들도 직업군의 재배치에 따라 재교육이 필요한 시대다. 평생직업교육기관의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대경대는 개교 30주년을 기점으로 끊임없이 변화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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