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과 소통을 바탕으로 학생과 함께 성장하는 교육학자(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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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0-10-28 10:56
조중현 대경대학교 학생진로심리상담센터장·유아교육과 교수
교육공학에서는 일반적으로 70%의 학생이 교육목표를 달성하면 성공적인 교수법으로 평가한다. 조중현 교수의 목표는 그의 강의실에 있는 모든 학생이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는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그리고 과정이 행복한 교육을 지향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행복과는 상충하는 단어일 수 있으나 노력에 따라 가능하다고 믿는다.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교육과정을 구상하는 그는 ‘교육’이라는 이야기 안에 즐거움과 성장이 있기를 그리고 그 결말이 이 사회에 긍정적인 시너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맞춤형 상담서비스로 주목
조중현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대경대학교 학생진로심리상담센터는 학생들의 진로 및 심리 영역 상담을 다방면으로 진행하며 주목받았다. 대경대학교는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신입생 대상 진로 및 심리 영역 검사를 실시해, 검사 결과에 따라 개인 상담 또는 집단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2학기에는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해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맞춤형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해가 지날수록 정서적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줄지 고민하다가 뇌파 훈련도 도입하게 되었고요. 뇌 훈련은 특히 학생들의 불면증과 우울증에 효과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예체능과 보건, 교육 계열 등 일부 학과에 집중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전체 학생으로 대상을 확대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도입해 확대 운영 중인 뇌 기반 심리 상담서비스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제안하는 진단 도구이면서 동시에 상담 도구이기도 하다. 또한, 매년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상담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작년에 개발한 진로상담 매체 ‘진로 보드게임’은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하는 등 실제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상담을 본격 시작했고, AI 챗봇 개발도 진행 중에 있다. 그는 챗봇을 활용한 비대면 상담을 통해 학생들이 원할 때 상담을 제공하고, 상담 이후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경우 상담센터로 연결해주는 등의 방식으로 유의미한 상담계획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몇 년간 준비했던 계획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무산된 것이 아쉽지만, 또 다른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지난 5월 한동안 온라인 실시간 연수를 통해 테네시에서 실시하는 마켓플레이스 TTT 자격 과정을 이수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시대에서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것이 교수의 기본 역량이라고 생각하고, 실시간 수업과 온라인 강의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의 이해를 기반으로 한 4MAT 이론
본인 역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는 조중현 교수. 그는 누구보다 바삐 오늘을 사는 동시에 그의 과업을 성공적으로 실현해내고 있었다. 어떠한 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다음을 생각하는 교육자. 조 교수는 그의 주된 관심분야인 진로 및 학습 상담 관련 대외활동을 적극 이어가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 교육은 매년 50여 회씩 진행하고 있고,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재능기부의 형식으로 진로 코칭을 제공한다. 대학 현장에서 청년들의 진로 고민을 가까이에서 접하게 되는 만큼 효과적인 상담을 위한 연구도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로는 4MAT 기반의 진로 심리 검사 개발 및 진로상담 매뉴얼 연구다.
“대경대학교는 다름의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입니다. 학생들 모두를 데려갈 수 있는 수업을 고민합니다. 제가 코칭하는 4MAT 이론의 핵심 역시 학생들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최근에는 4MAT 이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교수법입니다. 교수들 개개인의 학습 및 교수 스타일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교수법을 컨설팅 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교수들은 자신이 보지 못하는 강점과 약점을 함께 논의하면서 강의실 안에 있는 다양한 학생들을 보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습 유형 검사 역시 4MAT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검사(Learning Type Measure)로 스스로의 학습 태도를 이해할 수 있는 검사이며, 뇌 훈련은 집중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뇌가 제대로 휴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뇌파 상태에 따른 훈련을 제공하여 학생들 스스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학습 유형을 진단받고, 자신에게 필요한 훈련 모드를 정하는 것. 이것이 조 교수가 전개하는 커리큘럼의 차별성이자 강력한 경쟁력이다.
“일방적인 수업이 아닌 학생들과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수업을 지향합니다. 제 교육 과정에는 함께 듣는 수강생 간에 각자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상호 소통하는 요소를 꼭 포함합니다. 수업 자료는 사전에 확인하고 오도록 미리 전달하고, 수업 시간에는 개인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함으로써 지루한 수업이 아닌 재미있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육자로서 그의 목표는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수업에서도, 생활 지도에서도 그야말로 행복한 시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학교생활이 항상 즐거울 수는 없지만, 나아가는 방향과 과정 자체가 행복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면 충분하다. 그는 많은 학생과 만나면서 선입견을 가지기도, 포기에 가까워지기도 하지만 다양성을 수긍하는 교수로서 함께 나아가는 방안을 꾸준히 공부할 생각이다. 조 교수의 끈기 있는 연구는 본인은 물론 학생들이 함께 교류하며 성장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동기를 깨닫는 것이 주도적인 태도의 시작
조중현 교수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각자의 동기를 가지고 행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이다. 이는 비단 공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도 적용했으면 하는 태도이다. 이들이 삶의 주인이 되어 주도적인 삶을 살기를 교수이자 인생 선배로서 바라고 응원한다. 이런 이유로 학생들이 각자의 동기를 찾을 수 있도록 가까이에서 세심하게 한 명 한 명을 살핀다. 그가 지도하는 학생들은 유독 교수의 전화를 많이 받는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특히 시험 기간에는 학생들에게 자주 전화합니다. 간혹 바빠서 공부를 못 했다고 이야기하는 학생에게 나는 교수인데도 너희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너희들에게 보다 더 최신의 그리고 효과적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 라고요. 제가 열정적으로 바쁘게 사는 것을 잘 아는 학생들이기에 많은 생각이 들 테죠.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는 내가 무엇을 하는지, 왜 하는지 아는 것입니다. 저는 학생들 스스로가 그 사실을 깨닫길 바라고 있습니다.”
교육에 대한 그의 진심과 열정은 그의 수업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그의 교육은 강의실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활동할 수 있는 유아교육현장 모든 곳에서 이뤄진다. 이는 자연스레 재학생들의 다양한 성과로 나타난다. 2017년 그가 유아교육과 학과장으로 재직할 때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으로 학과가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뮤지컬, 아동극, 인형극, 교재교구 전시 등으로 구성된 대경 유아 행복한 마당은 대학교 주변 지역의 유아들을 대상으로 20년이 넘게 실시하고 있으며 지역민들의 호응도 매우 좋다. 이러한 공연을 통해 쌓은 역량으로 2019년에는 국제 아세안 아마추어 인형극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올해는 유치원을 방문하여 벽화 그리기 봉사를 하는 등 학과에서 기른 역량이 다양한 현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대경대학교 유아교육과 졸업생들이 2019년, 2020년 연속으로 공립유치원에 교사임용을 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교육이 바르게 성장하고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전문적인 뇌 교육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조중현 교수의 향후 계획은 이를 활용한 4MAT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진로 및 학습 검사를 개발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학생들뿐만 아니라 진로 코칭에 어려움을 겪는 교수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도구를 만드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이와 더불어 그는 운동 융합 뇌 교육으로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몇 년 전 다녀온 말레이시아 교육 봉사에서 무언가를 배운다는 사실 자체로 행복해하며 뛰어다니던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그 이후로 학습 행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 제 꿈이 되었어요. 다양한 교육 전문가들과 교류하면서 저에게 부족한 역량을 개발하고,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조 교수는 지난 3년간 3040세대를 대상으로 취업이나 창업을 할 수 있는 전문자격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해왔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해 교육에 참여한 교육생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그는 한국복지상담심리협회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의 신뢰도를 높이고,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아 협회로부터 감사장도 수여 받은 바 있다. 교육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부모교육과 부부 교육으로 영역을 넓혀 전문적인 강의를 제공하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인증한 사랑의 언어 인증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가정에서 사랑을 받고 자란 자녀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일에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5가지 사랑의 언어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이 학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국어, 영어, 수학 등의 주요과목이나 입시를 떠올리는 탓에 학습은 여전히 즐겁기보다 스트레스를 받는 일에 가깝다. 어느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 과업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적지 않다. 교육 전문가로서 조 교수는 미래 교육의 바른 성장과 발전 방향은 책상에 앉아서 하는 학습이 아닌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서 배우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넓은 시야로 학습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결국에는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그다.
“대학교육의 경우 학과 개념이 사라진 시대가 올 것이라 예상합니다. 역량 중심의 교육, 말 그대로 여러 가지를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각자 필요한 수업을 선택하는 거지요. 물론 단기간에 이뤄지지는 않겠지만요. 얼마 전 제가 참여한 교육 관련 대담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많았던 것은 긍정적인 점인 것 같습니다. 교육에 정답은 없고 예전의 모습에서 쉽게 변할 수도 없지만, 변화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사회성 및 배려를 포함한 인성 교육과 도전 정신 등 필요한 역량을 알맞게 제공하고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을 눈코 뜰 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며 열정과 감사로 그의 일에 몰두하고 있는 조 교수는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꿈을 향해 달리는 그가 새롭게 보여줄 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