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대경대,더 큰 이상(理想)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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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3-05-27 14:46
스무살 대경대,더 큰 이상(理想)을 가져라
"세상나갈 인재들위해 무슨 준비? 취업대학 롤 모델 되어주기를"
이성현 기자
사람은 태어나서 젖을 물고, 말을 하다가 글을 배우고, 학교와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사회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다 스무 살 성년이 되면 비로소 한 개인이 자기 주체로서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만들어 나간다. 성인이란 문턱은 다른 세상으로 가는 입구인 셈이다.
교육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특히 일선에서 학생들을 직접 교육하고, 인생의 진로를 가르치는 학교는 사람의 인생살이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너무나 많이 닮은 것 중 하나는 비로소 들어서게 되는 성인이라는 문(門)이다.
사람이라는 동물 역시 스무 살 성인이 되어서야 어른 대접을 받듯, 교육기관 역시 적어도 19년을 넘기고 20년이 되어야 비로소 교육기관으로서의 대접은 물론, 사회에 대한 책임이 더욱 무거워지는 것 아니냐는 다소 생뚱맞은 주관을 따라 가다보면 둘은 너무나 닮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 대학도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대학에서 비로소 성인이 된다. 대학은 교육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들에게 성인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주는 곳이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 된다.
학생들과 함께 비로소 성인이 된 대경대학교의 스무 살은 그런 의미에서 이제껏 달려왔던 과거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나름의 교육 철학을 가지고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돌부리에도 걸리고, 때로는 길이 아닌 물웅덩이에 빠지는 시기도 있었다. 철부지 어린애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더럽혀 엄마의 손을 무던히도 힘들게 했던 시절도 있었다.
내 아이의 눈빛이 달라보이듯, 스무 살 대경대 역시 비로소 어른이 된 때문인지, 철부지라기보다는 어엿한 어른으로서 교육기관의 책임을 다할 것이란 기대감을 낳게 한다.
그 곳에 젊음이 있었다.
22일 20주년 기념식이 있다기에 아무 생각 없이 찾아간 경북 경산시 어느 한적한 마을에 자리한 대경대학교. 취업을 전문으로 학과를 분류하고 특성화하다보니 다른 대학과는 조금은 생소한 학과들이 이곳에는 많다. 워낙 취업과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찾는 비율이 높다보니 학생들이 공부에 찌든다기보다는 즐긴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곳이다.
마침 찾아간 날은 20주년 기념식 뿐 아니라, 지난 1991년부터 자체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D.D.D(대경 드림 데이)날이었다.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과에서 배우는 전공을 중심으로 끼를 나누는 날로, 거의 모든 학과에서 이날 페스티벌에 참가해 전공을 되살리는 기회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학생들의 삶의 방식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 일부 다른 학교의 행사장에서 느껴야 했던 무언가 젊은 청춘답지 않은 수동적 자세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학교 관계자에 물어보니 잘라 말한다. “(자신들이)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자 하는 그들의 주장은 손짓과 발짓, 그리고 눈과 입을 통해 전달이 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의 과감하고도 거리낌 없는 주장이 이곳에도 살아있다. 지켜보는 학생들의 눈과 입꼬리는 다물어질 줄 모른다. 잘하는 것에 박수를 치고, 또 실수를 하더라도 고함을 질러 준다.
과를 홍보하는 것은 결국은 자신을 홍보하는 것이다. 자신을 홍보하는 일은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것이다. 사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과를 홍보하기 위해 망가지는 동료에게는 열심을 다한 응원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동물을 다루는 손동작에는 단순히 훈련을 시킨다기보다는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작지만 아름다운 마음도 보인다. 작지만 강하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전문대학이라는 것이 본디 취업교육에 목적을 두고 태동했듯, 학생들 역시 가장 최고의 목적은 취업이자 자신들의 인생 설계다. 그 인생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겉치레스러움의 교육 방식과 졸업장을 고집하는 우리 풍토는 이제 과감하게 버려야한다.
캠퍼스는 낭만의 공간이다. 그리고 열정의 공간이어야 한다. 우리의 잘못된 과거 풍토로 캠퍼스는 죽어 있었다. 낭만과 열정을 표현하기 보다는 공부라는 것 때문에, 취업을 위한 포장 때문에 웃었던 기억보다는 찡그려야 했던 시간이 더 많았던 곳이 캠퍼스다.
그래서 대경대의 스무 살 성인 신고는 작지만 느낌 강한 의미를 부여한다. 그것은 건물 하나가 더 들어서고, 유명인이 홍보대사가 되고의 문제가 아니다. 캠퍼스의 웃음과 학생들의 피곤해 할 줄 모르는 열정의 부활이다.
역사가 더 오래되고, 학교의 고유 전통을 지켜오는 많은 대학들이 우리 주변에서 각자가 맡은 기능을 충실히 해내려고 애쓰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그러나 한 가지 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오랜 아름다운 전통에 처음 가졌던 초심과 스무 살 성인이 되었을 때 학교가 가지고 있었던 책임과 열정을 다시 회복하는 일에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을 당부한다면 너무 지나친 욕심일까?
스무 살 성년, 새로운 삶을 찾아라.
이곳으로 진학하면서 성년이 된 친구들이 많을 것이다. 올해 성년이 된 친구들은 더더욱 큰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듯하다. 학교와 나이가 같으니 그것만해도 좋은 추억이 될 테니까.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선서한 것도 반가운 일이지만, 이제 같은 나이로 삶을 새로 시작하는 만큼 새 마음, 새로움에 대한 갈구와 도전이 대경대에도 절실하다 하겠다.
▲ © 이성현 기자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진화해 나간다. 그 속에서 교육은 진화 그 이상으로 빠른 대안들을 쏟아내야 한다. 이쯤에서 대경대는 지난 20년과 앞으로의 100년을 다시 그려봤으면 한다. 지난 20년간은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을 위해 과연 어느 정도로 열심히 가르쳤는지, 그리고 만족할 만한지 고민했으면 한다. 그리고 앞으로 100년은 대경을 통해 세상에 다시 나아갈 인재들을 위해 무슨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진정으로 고민하기를 바란다.
두 번째로 지역과 더욱 가까워지기를 주문한다. 학교가 소재한 지자체와 많은 일을 함께 하기를 권고한다. 그리고, 주민들과도 늘 언제나 상생해 나가기 위한 아이디어와 솔선을 주문한다. 그리고 교육자적 마인드와 각오, 인생의 선배로서의 삶의 방식을 학생들에게 언제나 활짝 열어놓기를 더 주문해본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대경대학교를 졸업해 이미 사회에 진출한 동문들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히기를 희망한다. 그들이 종사하는 기업체에 대해,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대해, 그리고 그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사회 현상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알려주는 메신저의 역할을 실행해 보기를 권고한다.
20년 고행의 길을 달려온 대경대다. 이제 100년을 새로이 준비해야 할 때다.과거는 과거 일뿐, 새로운 100년의 길은 지금의 길보다 더 험할 것이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지켜왔던 취업 전문대학의 이름표에 맞게 취업대학의 롤 모델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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