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표의 행복초대석>패션모델 쇼 전문연출가 신상원 교수
무조건적인 성형이 아니라 모델에게 치료성형은 필요
패션감각이 뛰어난 대구는 미인도시
◇ 신 교수는 모델들에게 성형을 권하기도 한다. 성형수술이 아니라 성형치료라고 한다. 훈련으로 다듬어질 수 없는 신체라면 성형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 데일리안
-모델들과 미스코리아들의 미(美)의 기준은 다르죠?
“미스코리아는 얼굴과 체형이 미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델들은 독특한 개성이 있어야 합니다. 체형과 걸음걸이도 매우 중요하고 월등한 표현력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모델들은 자신만의 이미지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패션은자기가 아닌 다른 것을 표현하는 것이고 모델은 그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 패션이 변화되니까 모델들도 그 변화에 발을 맞춰야겠죠.”
대구가 패션의 도시로서 탁월한 패션 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인들이 대구를 통해서 상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패션도 시대의 트렌드가 있듯 모델들의 이미지와 개성도 자연스럽게 변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모델들도 흐름이 있습니다. 많은 모델들의 이미지가 무대에서 달라 보이잖아요. 모델들은 뚜렷하고 다양한 개성으로 무장한 이미지를 갖춰 더 또렷해지고 패션이 살아날 수 있어요. 세계적으로도 모델들의 이미지 유형은 늘 변화됩니다.”
모델들의 다이어트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체형이나 얼굴 이미지에 강박관념을 갖은 일부모델들의 성형과 다이어트 방법이 세계뉴스에 초점이 될 때도 있다. 성형미인 시대. 마음만 먹으면 성형으로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다.
-모델들의 다이어트가 직업병으로 이어질 수 있지는 않는가?
“다이어트는 안 먹는 게 아닙니다. 자연스럽고 건강한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모델들은 직업인 입니다. 자신이 돋보이는 게 아니라 그날 무대에서 입은 의상을 돋보이게 하고 패션의 감각을 살아있게 표현해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마른체형의 모델들을 요구한다면 모델들은 그 체형에 맞춰야죠.”
그가 담배를 입에 물고는 라이터 불을 켜지 않는다.
“식사는 반드시 챙겨먹으라고 해요. 요가나 스트레칭을 통해 체형을 교정시키기도 합니다. 마른체형의 모델 중에는 특정한 신체부위가 튀는 경우가 있습니다. 훈련으로 다듬어 질 수 없는 심각한 경우에는 성형을 권하기도 합니다.”
그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가 라이터 불을 켠다. 그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무조건적인 성형을 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수술성형이 아니라 치료성형을 얘기 하는 겁니다. 모델로서 성장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 아깝잖아요. 옥에 티라고 할까요. 신체 일부분 중에 있을 수 있습니다. 성형 치료를 통해서 모델로서 자신감이 생긴다면 권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구로 돌아와 20년 동안 패션쇼를 개최하는 동안. 그가 바라는 대로 모델산업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달라졌을까.
◇ 신 교수는 모델산업에 대해 "대구의 패션산업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모델산업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데일리안
-모델산업이 앞으로 희망적 입니까?
“모델산업이라는 인식은 1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이제 모델은 지역 안에서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대구에서 배출된 모델이라도 세계가 무대가 되는 셈입니다. 대구 모델산업은 앞으로 더 발전될 겁니다. 패션이 살아지지 않는 한 말이죠. 세계를 무대로 생각하고 모델 활동을 준비하고 교육으로 다져야 합니다. 모델을 바라보는 소비자는 대구 뿐 아니라 세계인도 포함됩니다.”
그가 답답한지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그가 앉은 자세를 더 정면으로 바꾸고 세계모델산업을 얘기했다.
“패션 감각이 남다른 나라들은 모델문화를 생각하는 인식부터 다릅니다. 패션이 생활화 돼 있으니까 모델산업도 발전될 수 있는 겁니다. 시각차이가 많이 납니다. 이들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쇼를 보고 쇼핑을 즐깁니다. 우리는 옷을 사 입을 때 특정한 장소에서만 쇼를 보잖아요. 유럽에서는 패션에 관련된 잡지만 수 십 가지나 발행됩니다. 패션의 트렌드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기 때문에 모든 것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게 활성화된 모델 산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모델들은 표현하는 중심에 있기 때문에 눈에 뛸 수밖에 없어요.”
그는 외국으로 진출하는 모델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한다. 그러나 모델이라는 직업이 연출자, 디자이너, 포토그라피 등과 다양한 소통을 통해 최고의 표현을 펼쳐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세계적인 모델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인재들 임에도 언어적 한계에 부딪히는 게 안타깝다고 한다.
“패션산업이 증가하면 당연히 모델산업도 풍부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권의 모델들은 활동이 다양합니다. 파티문화가 생활화 돼 있으니까요. 즉석에서 모델들과 섭외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요. 모델과 디자이너의 관계가 매우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거죠. 이들의 모델시장은 굉장히 안정적이죠. 우리나라는 모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이 좁습니다. 모델의 세계는 혼자서 만들어가는 작업이 아닙니다. 이들의 활동 폭을 넓혀줄 수 있는 것은 패션산업시장이 커지는 길 밖에 없습니다.”
그가 패션쇼 연출자로 대구에서 열린 2003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세계대학생들 패션 페스티발을 기획안 것을 가장 의미 있는 행사로 꼽았다. 패션의 새로운 감각을 모델들을 통해 세상에 던져놓은 사람. 그는 2004년도에 러시아 상뜨페테부르크 300주년을 맞아 공식초정을 받고 한복패션쇼를 들고 날아갔다. 그는 평생 잊지 못할 쇼였다고 말한다.
“우리나라가 아닌 세계 속에 던져져보니 우리 것만큼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우리 고유의 전통의상인 한복의 교유한 선과 미를 표현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꼈어요.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에 극찬을 받았습니다. 15분 동안 기립박수를 받았을 정도였습니다. 고려인 3세대들은 눈물을 흘리고 쇼가 끝난 후에는 서로 뒤엉켜서 모델들과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상해패션위크 2005 개막공연에서는 그는 어깨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하면서도 무대를 지킨 일화는 유명하다.
“개막 쇼를 준비하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무대를 점검하기 위해서 걷는데 구멍 속으로 빠진 겁니다.” 공연이 10시간 정도 남았는데 어깨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고서도 그는 병원으로 달려가지 않았다.
◇ 모델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생각을 해야 한다. 세계적인 모델로 가능할 수 있는 성장동력은 모델교육에 있다. ⓒ 데일리안
마지막까지 무대를 지키고 쇼가 다 끝난 뒤에 병원으로 달려가 수술을 받았다.
“이를 악물고 버텼습니다. 쇼를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하다 보니 통증도 잊게 되더라고요. 저 하나로 인해 많은 스텝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되잖아요. 그게 패션쇼의 매력이고 제가 무대를 지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는 모델들은 아름다움을 표현해 내야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생각을 아름답게 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세계적인 모델로 가능 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은 모델교육에 있다고 말한다.
“모델교육은 다양합니다. 또한 다양한 모델교육기관이 있지만요. 짧은 사교육으로 모델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표현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그냥 걷고 포즈를 취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델들의 표현력인 깊이는 내·외향적인 정서로 두루 갖춰져야 합니다.”
그는 교육기관은 교육을 전담하고 이들의 활동을 다양화 시킬 수 있는 에이전시가 분리 돼야 모델산업이 한층 더 발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모델교육은 대학교육에서 전담하고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단계별로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
“우리나라에 모델학과가 생긴 지는 10년 정도 됩니다. 어린나이죠. 하지만 이제는 모델교육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모델교육은 차이가 납니다. 모델들도 단순한 활동만을 목적으로 배우질 않아요. 모델로서의 철학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그는 모델의 표현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훈련은 단순함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모델들의 교육만큼은 밤·낮이 없고 주말과 방학도 없이 강도 높은 훈련을 해 나간다. 수많은 경험과 반복적인 노력 없이는 좋은 모델로 성장할 수 없다고 말한다.
“주말과 방학기간에는 모델들의 현장경험을 높여주기 위해 국·내외 패션쇼 참여에 적극적인 에이전트를 해줍니다. 현장에서 부족한 부분은 다시 재교육으로 충전을 시켜 표현력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도록 합니다.”
◇ 신 교수는 "대구의 패션디자이너들이 세계속으로 뻗어나갈 때 대구의 모델들도 함께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 데일리안
-대구는 미인도시가 맞는가?
그는 웃는다.
“패션의 도시니까 감각이 뛰어나서 그런 것 같아요. 패션산업이 발전해야 모델문화도 다양화되고 더불어 발전될 수 있습니다. 대구의 패션디자이너 분들이 세계 속으로 더 뻗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은 좀 아쉽습니다. 모델들도 자기개발이 중요하지만 디자인 산업에 중심에 있는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개발품이 더 쏟아져 나와야 해요. 그래야 패션과 모델산업이 발전됩니다."
"패션산업이 지자체 주도로 이뤄지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예술인들의 철학과 의지가 담겨야 세계적인 패션열풍이 대구로 몰려 올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모델공부를 하기위해서 대구로 몰려옵니다. 희망적이죠. 우리나라의 톱 모델이 아닌 세계 속에서 활동하는 모델들이 더 많아지는 그날까지 계속 일을 할 생각입니다.”
그가 꼭 연출하고 싶은 디자이너가 있다고 말한다. 외국인디자이너로는 프랑스 디자이너인 로리카 램피카, 대구출신 디자이너로는 김서룡를 꼽는다.
“로리카 램피카가 여성복 디자이너입니다. 대구에서 쇼를 열었는데 여자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끝이 없는 디자이너입니다. 감동과 설레림이 남긴 쇼였습니다. 김서룡씨는 남성복 디자이너인데요. 패션과 디자인의 조화가 뛰어납니다. 꼭 연출해보고 싶은 두 사람이죠.”
그리고 또 한사람이 있다.
바로 600여회동안 패션쇼 연출가로서 달려왔지만, 그가 가장 연출하고 싶은 디자이너들은 패션을 전공하는 학생들.
“패션을 공부하는 대학생들 작품을 다시 연출하고 싶어요. 패션을 공부하는 창의적인 학생들의 작품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패션의 미래를 볼 수 있잖아요. 학생들의 작품을 통해서 제가 먼저 읽고 느끼고 싶습니다. "
말을 뱉고 가슴이 후련한지, 다시 담배를 입에 문다. 그는 패션 쇼 연출가로 다시 20년 후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