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대 사랑을 파는 가게 4호점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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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02
- 등록일
- 2010-12-0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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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성로. '제이스 연주복대여점'출입문 앞쪽으로 매캐한 먼지 냄새가 쏟아져 날아온다. 몸은 뒤틀렸고 눈은 감겼다. 전기톱으로 잘게 썰어져 나간 마감재 나무와 톱밥들이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자 독감에 시달리는 것처럼 그대로 주저앉아 기침소리를 해댔다.
옆에 있던 이주영 교수(46. 대경대 VDM)가 "인테리어를 하는 공사 현장은 늘 이렇게 행복한 전쟁터 같아요.“라며 마스크 하나를 건넨다.
실내에서는 흙먼지를 뒤집어쓴 학생 10여명이 역할을 분담했는지 막바지 페인트를 칠과쓰레기 더미를 나르고, 실내장식에 필요한 마감재를 입히는 등 분주하다. 천장에 마지막 마감재를 붙이며 조명을 달고 있던 한 학생이 “야, 네모반듯한 것으로 올려줘야지. 저쪽에 도색한 것 있잖아. 그래, 그것 좀 집어줘. 야! 이 조명하고 천장에 뚫은 입구하고 안 맞잖아. 정신 차려 좀"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진다. "힘들 좀 내세요. 오늘만 지나면 사랑의 가게 4호점이 탄생되잖아요. 자~ 파이팅 합시다"막내로 보이는 듯한 여학생이 웃음 섞인 소리를 내더니 조명 하나를 사다리위로 슬쩍 올린다.
이들은 대경대학 VMD과 전공학생들로 올해 초부터 40여명이 계획을 세워 시작한 소상공인들을 위한 사랑의 가게, 무료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실시해 왔다. 약 2백일을 달려오는 동안 4호점 개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4호점은 오는 8일에 문을 연다.
전공학생들은 올 3월에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이웃사랑 리폼하세요"라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렇게 해서 새 단장을 한 이웃 상점들은 ‘사랑을 파는 가게’라는 이름이 붙어 지난5월에는 1호점인 어린이도서관이 새 단장을 마쳤고, 이어 죽집과 미용실, 예복상점 들이 전공학생들 땀으로 .사랑을 파는 가게로 새롭게 태어났다.
봉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청서를 내는 소상공인들이 줄을 섰다. 약 100여개나 되는 신청서가 지금도 뒤로 밀려있다. 원래 계획대로는 10개점을 올해 안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전공학생들 손으로 설계, 디자인, 공사에 이르는 만만치 않은 작업 때문에 5개로 목표치를 낮게 잡았다. 그러나 내년 초까지는 10곳을 완성할 예정이다.
선정 기준은 간단하지만 엄격하다. 첫째로 학생들이 공사를 해야 하는 만큼 공사분량이 너무 많은 곳은 피한다. 둘째로 리모델링 이후 상점의 매출증대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 곳이어야 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보민(21.VMD과 2학년) 학생은"가장 어려웠던 것은 밤을 새면서도 공사일정을 마쳐야 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 체력적으로 어려웠는데 이제는 어떤 회사에 취업을 해도 겁이 안날 것 같고, 어떤 일이 주어져도 반드시 해낼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며"전공을 통해 이렇게 참여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과 자산이 된 것 같다“는 소감을 나타냈다.
수업시간에만 들을 수 있었던 공구에 대한 경험도 색달랐다. 공혜정(2학년.여) 씨는 "공구가 전공 책으로 배울때는 정확하게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몰랐는데, 현장 경험을 하고 나서는 실무를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면서 ”많은 분들이 봉사를 왜 하고 사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랑의 가게 1호점을 운영영하고 있는 최경진(42. 포도나무 어린이 도서관)씨는 "처음에는 전공학생들이 공사를 한다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은게 사실인데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의 꼼꼼한 솜씨에 놀랐고, 아이들이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공사가 아주 잘 되어서 이곳을 찾는 학생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면서 감사를 전했다.
이주영 교수는 (46) "정말 힘들었다. 영업을 하는 상점들이기 때문에 공사일정을 맞추느라 정말 힘은 들었지만, 사랑을 파는 가게가 완공 될 때에는 그 어떤 교육 보다도 값진 교육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며 ”조금만 힘이 되어 드리면 새롭게 달라질 수 있는 상점들이 많은 만큼,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해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학과측은 재래시장 살기기 운동 차원으로 5호점은 송라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떡집을 선정하고, 리모델링 공사를 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