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대 다문화가정 주부 3인방, "당당한 한국 '워킹맘'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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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3-03-13 14:30
대경대 다문화가정 주부 3인방, "당당한 한국 '워킹맘' 될래요"
대경대 보육교사교육원서 꿈 펼치는 우즈베키스탄.키르지즈스탄 주부 3인방
기사입력 : 2013년03월12일 10시22분(아시아뉴스통신=박종률 기자)
대경대학교 보육교사교육원에 11일 입학한 다문화가정 주부 3인방. 왼쪽부터 무하바트, 굴미라, 손질로라씨(사진제공=대경대)
"모국에서 정규대학을 졸업했지만 한국사회에서 전공 되살려 일할 수 없었어요. 보육교사 도전을 통해 꿈을 되찾고, 가정과 사회서 인정받는 당찬 주부가 되고 싶어요."
대경대학교 보육교사교육원에 11일 다문화가정 주부 3인방이 나란히 입학했다.
보육교사교육원은 12년간 보육교사 자격 취득교육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사회진출을 목적으로 입학한 사례는 올해가 처음이다.
보육교사 도전을 위해 대경대를 노크한 주인공은 무하바트(27.우즈베키스탄).굴미라(31.우즈베키스탄).손질로라씨(31.키르키즈스탄).
이 처럼 그녀들이 보육교사교육원을 노크한 것은 단순히 취업목적이 아니다.
무하바트씨는 "한국사회서 필요한 인재가 돼야 가정과 사회서 인정받고 온전히 정착할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모국에서 컴퓨터 교육을 전공한 이력을 살려 교육직에 근무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받아주는 회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무하바트씨는 러시아에서 컴퓨터 교사로 재직하며 자신의 역량을 키웠다.
5년 전 한국인 남편을 만나 한국에 날아와 신접살림을 꾸렸으며, 한국 생활을 시작한 이듬해 귀여운 딸과 아들도 연이어 태어났다.
가족이라는 새 울타리는 따뜻하고 행복했지만 한국 문화와 언어는 낯설고 두려웠다.
특히 무하바트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한국사회의 차가운 시선.
한국의 평범한 주부지만 주변에선 자신을 '낯선 이방인'으로만 바라봤다.
그녀는 한국생활 정착을 위해 5년간 한국어 공부에만 매달렸으며, 평범한 '한국 엄마'가 되기 위해 한국 음식과 한국문화도 틈틈이 공부했다.
남편은 무하바트씨의 훌륭한 한국어 선생님이자 한국생활의 조력자였다.
지난 2011년부터는 경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부족한 한국어 공부와 한국문화를 공부했다.
무하바트씨의 5년간의 노력은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이어졌다.
그녀는 "꾸준한 공부와 노력으로 한국생활에 장벽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나를 '결혼 이주여성'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편견이 내 아이들한테 상처로 돌아갈까 늘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녀는 "아이들한테 당당한 엄마로, 한국사회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주부가 되기 위해서는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교직생활 이력을 살려 교사의 꿈을 펼치는 데 용기를 냈다"고 덧붙였다.
우수한 한국어 실력과 전공능력을 갖춘 그녀지만 꿈을 펼치는 데 한국사회의 유리장벽은 여전히 존재했다.
전공(컴퓨터 교육)을 되살려 일하고 싶어도 학교나 기업체서는 그녀를 채용하지 않았다.
무하바트씨가 취업할 수 있는 분야는 식당, 공장과 같은 일용직과 기초 서비스직 뿐이었다.
그녀는 "한국사회서 당당히 자립하려면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문적인 자격증을 취득해 한국사회에 적응한다면 가정과 사회서 인정받는 '멋진 엄마'가 될 것이란 자심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1년 여간 대경대학에서 보육교사 자격증 취득과정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무하바트씨 등 다문화가정 주부 3인방은 "춤과 노래를 활용해 쉽고 즐기는 수업을 전하는 '유아 학습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녀들은 "자격증 취득 후 경산지역 아동들의 보육교사로 활동하면서 다문화 가정의 주부를 위한 봉사활동도 병행하고 싶다. 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그녀들의 한국문화와 한국어 공부, 취업문제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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