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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대 캠퍼스 여배우들, ‘삭발열정’으로 캠퍼스 연극무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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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2
등록일
2013-04-29 10:33

대경대 캠퍼스 여배우들, ‘삭발열정’으로 캠퍼스 연극무대 오른다.
대경대 연극영화과 캠퍼스 여배우들, ‘동승’ 공연 위해 삭발투혼

이 복식 기자

“삭발이 캠퍼스 내에서 이슈가 되면서, 연극 ‘동승’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어요. 관객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강도 높은 연기연습을 하고 있죠. 진정성 있는 연기로 ‘동승’ 무대를 멋지게 꾸미고, 캠퍼스를 넘어 외부 공연도 누비고 싶어요.”



연극영화과 연극 ‘동승’의 연습이 한창인 디자인동 실습실. 대사와 표정연기, 무대 동선을 연습하는 학생들 사이로 이색적인 모습의 여학생들이 눈에 들어온다.

회색빛 승복차림에 삭발해 거뭇해진 머리. 승복차림의 여학생들은 승복의 저고리를 몇 번 매만지더니, 남자 아이의 목소리로 대사를 주고 받는다. 그녀들은 대경대 캠퍼스 연극 ‘동승’의 출연 배우 박지은(연극영화과 2년, 21세) , 박수희(연극영화과 2년, 21세) , 고은비(연극영화과 2년, 21세) 씨다.



그녀들은 지난 3월, 연극 ‘동승’의 캠퍼스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따냈다. 박지은 씨와 박수희 씨는 ‘동승’의 주인공 도념 역에 더블 캐스팅 됐다. 고은비 씨는 도념의 동네친구인 ‘인수’ 역에 이름을 올렸다.

‘동승’은 함세덕 작가의 대표적 희극. 자신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도념이 미망인한테 모정을 느끼게 돼 수양아들로 서울에 가길 원한다. 절의 스님은 도념이 속세에 내보내는 것을 원치 않아 청을 거절하게 되면서, 도념이 절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승은 대학생이 재해석해 올리는 공연으로는 무거운 느낌이 드네요?”라고 질문을 던지니, 캠퍼스 배우들은 머리를 몇 번 쓰다듬더니 입술을 땐다.

“그동안 ‘써니’나 ‘버스 정류장’ 같이 톡톡 튀는 현대극을 캠퍼스 공연으로 올렸어요. ‘동승’은 이병용 교수님이 애착을 가진 작품인데, 삭발여부가 걸린 문제라 공연을 올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졸업 전, 연극 열정을 무대에 녹여내자는 목표로, ‘동승’을 올해 캠퍼스 연극으로 선택 했어요.”

그녀들은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캐스팅과 동시에 삭발을 했다. 캠퍼스 여주인공들은 입을 모아 “삭발하는 경험은 신선했어요. 여자로 태어나 긴 머리, 짧은 머리, 삭발까지 모든 머리 스타일을 다 해봤죠.”하곤 유쾌하게 웃었다.



박지은 씨는 “무대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기쁨이 너무 커서 삭발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어요” 한다. 이어, “어린 동자승에 캐스팅 되면서 인물 분석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어린 남자 동자승의 생활환경과 생각, 말투를 어떻게 연기해야 좋을까 고민하다 우선 삭발부터 했어요. 승려복도 갖춰 입고, ‘내가 도념이라면 어떤 표정과 생각을 지닐까?’라는 키워드로 도념의 캐릭터를 만들었어요”라며 인물 분석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녀들은 ‘동승’에 캐스팅 되면서 인물분석과 연기에 대한 고민이 컸다. 자신이 가진 반대된 성별을 연기하고, 종교와 속세의 갈등을 연기로 풀어내면서 그녀들의 연기 열정도 한 뼘 더 자라났다.

박지은, 박수희 씨는 “도념은 14살 남자 동자승이에요. 절에서 생활하지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속세와 자유로움 삶을 원하죠. 어린 동자승의 모정에 대한 그리움, 종교와 속세에 대한 갈등을 연기로 풀어내는 게 어려웠어요” 한다.

그녀들은 ‘도념’역에 더블 캐스팅 되면서 서로의 든든한 연기 파트너가 됐다. 각자의 연기마다 개성을 불어 넣고, 서로의 연기를 가다듬으며 대경대가 재해석한 ‘동승’ 무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전했다.

박수희 씨는 “도념이라는 역할은 하나지만, 연기자가 두 명이라 각자 인물 분석이 다르고 연기 표현도 달라요. 각자의 연기를 보며 인물분석과 생각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라 말했다.

박지은 씨가 풀어낸 도념은 모성애를 그리워하는 감정이 큰 외로운 인물이다. 박수희 씨의 도념은 속세와 종교 간의 내적 갈등을 밝은 성격으로 표출하는 인물로 무대 위에서 그려진다.

고은비 씨는 도념의 단짝친구 ‘인수’ 역을 맡았다. 그녀는 남자아이 역할에 캐스팅되면서, 도념 역의 박지은, 박수희 씨와 함께 역할 몰입을 위해 삭발을 했다.

“인수는 성격이 활달하고, 장난이 심한 친구예요. 제 평소 성격과 인수의 털털한 성격이 닮아있어 동작이나 말투 등의 연기의 흐름이 머릿속에 그려졌어요. 인수가 도념이의 친한친구라는 점에 착안해 저도 삭발을 택했죠”라 말했다.

그녀들한테 ‘동승’의 무대는 삭발 열정만큼이나 특별하다. 대경대 연극영화과는 각 공연마다 재학생들이 무대와 조명, 배우역할 등의 연극을 올리는 전 과정을 담당한다. 공연 직전까지 배우와 스텝이 무대동선과 조명, 연기 리허설을 수차례 연습해 공연을 올리는 만큼 그녀들은 작품에 대한 애착이 크다.

그녀들은 1학년 동안 공연 기초와 연기 기본을 익혔다. 2학년이 된 그녀들은 30여 명의 재학생들과 캠퍼스서 동고동락하며 제 손으로 직접 만든 무대와 조명, 그녀들이 재해석한 ‘동승’의 배우로 무대에 서는 만큼 공연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캠퍼스 여배우들은 “셋이 함께 선 ‘써니’의 작품은 우리의 첫 작품이었는데, 관객이 700명이나 몰려들었어요. 공연을 올리는 연습과정은 혹독하리만큼 힘들지만, 관객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함에 셋이 꼭 껴안고 펑펑 울었던 게 기억에 남아요”한다.

이어 “첫 무대의 성취감을 회상하며 매일 6시간 이상씩 연기 연습에 매진하고 있어요. ‘동승’ 배우들의 삭발이 캠퍼스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진정성 있는 연기를 통해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멋진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라며 공연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동승’은 극 전체의 분위기가 어둡고, 종교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연극이다. 캠퍼스 배우들은관객들이 쉽고 재밌게 관람할 수 있는 대경대만의 ‘동승’을 만들어냈다. 원작의 스토리를 살리면서 극 중간에 조연들의 우스꽝스런 행동을 가미했다.

고은비 씨는 “극 중 인수는 바보처럼 우스꽝스런 행동으로 관객을 웃겨요. 도념과 주지스님의 갈등으로 무거운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거죠.”한다.

그녀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 했다. “삭발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관객들이 공연보단 삭발에만 관심을 두는 게 걱정이 됐어요. 더 좋은 연극으로 관객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캐릭터 성격이나 무대장치, 동선을 수차례 수정하고, 연습했어요.”

그녀들은 관객들한테 대경대만의 ‘동승’ 무대를 전달하기 위해 무대 디자인부터 조명, 대사, 캐릭터 성격 등의 연극 요소마다 애정을 쏟았다. 배역의 성격과 캐릭터를 재가공해 유쾌한 대경대만의 ‘동승’을 풀어낸 것.

대경대 ‘동승’팀은 5월 13일부터 14일까지 2일간 캠퍼스서 연극무대를 올린다. 공연일정이 다가올 때 마다 공연무대를 위한 각오가 남다르다. 그녀들의 삭발 열정만큼이나 공연에 대한 자신감과 포부도 크다고 전한다.

캠퍼스 무대를 성공적으로 올려, 캠퍼스를 넘어 대구, 경북지역 곳곳을 돌며 전국의 관객을 만나고 싶다는 게 그들의 첫 번째 목표다.

박지은 씨는 “새벽 장사를 하시는 부모님은 제 연기를 늘 응원해 주시는데, 일터에 계신 시간과 공연 시간이 어긋난 탓에 제 연기를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동승’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외부공연을 통해 부모님께 제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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