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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는 내인생

조회수
2,870
등록일
2007-11-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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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는 내인생

검도 인생 30년, 평생 선수로 뛰고 싶습니다.
노년이 되어서도 현역으로 남는 검객(劍客)이 되고 싶다.

[데일리안 대구·경북 뉴스]"노년이 되어서도 현역으로 남는 검객(劍客)이 되고 싶습니다. 지역 검도 보급과 검도 후진양성을 위해 고향 남해에서 남은 삶을 바치고 싶은게 저의 작은 소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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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실관 대경대학 경호행정학부 교수
대경대학 경호행정학부 이실관 교수(44)가 2001년 이 대학에 교수로 임용되고서도 검을 놓지 않고 외길로 달려온 검도인생 경력이 올해 30년째를 맞아 특별한 날을 맞았다.

이 교수는 대한검도회에서 실시한 지난 9월 7단 승단심사에서 합격했다. 이 자체만으로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10년째 고향 남해로 달려가 검도봉사를 펼치고 있다.

그가 학생들에게 선물로 나누어준 죽도(竹刀)만도 수백 점에 이른다.

대한검도회에서 공식적으로 집계한 7단 이상의 승단자는 전국적으로 대략 225명. 경북지역에서만 활동하는 7, 8단의 고수 검객들은 다섯 명 가량 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따져 봐도 200만이상이 넘는 검도인들이 검객이 되기 위해 죽도를 놓지 않는다고 말한다. 검도인구가 국민적 운동으로 보편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

7단 승단이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다소 늦은 나이에 승단을 한 그에게는 감회가 남다르다.

검을 놓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놓지 못하는 것은 그를 검도인으로 만들어준 고향 남해 때문이다.

"저를 검도 인으로 만들어준 고향 남해를 위해서 검도봉사를 실천하고 싶었어요. 당시에는 남해중학교에 검도부가 있었는데 이제는 없어졌거든요. 누군가 그 자리를 지켜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지역검도발전을 위해서 봉사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남해중학교 1학년 때 처음 검도를 접한 이 교수는 틈틈이 바다 향기가 코끝으로 깊게 울리는 고향인 남해로 내려가 사라져가는 검도 열기를 불어넣기 위해서 검도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그를 원하는 중·고등학교라면 시간을 내서라도 한걸음에 검을 들고 달려간단다.

승단과 함께 단수 앞에는 교사(敎師)라는 칭호가 붙었지만 그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검부터 들고 두 시간 가량 그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체육관으로 달려가 운동에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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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실관 교수가 학생들에게 검도를 가르치고 있다.

"검도인에게 승단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승단을 위해서 검도를 하는 것도 아니구요. 평생을 검을 잡고 산다 해도 늘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늘 수련하는 마음으로 검을 잡고 죽도와 싸우죠.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정신력밖에는 없어요."

승단 축하를 전하자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서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지만 검을 놓지 않는 30년의 세월에 얼굴은 환한 웃음으로 바뀌어 진다.

검도를 시작한지 10개월 정도 되었을 무렵 검도인으로 그는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했고 검객으로 이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 중학교 2학년 때 검도부 주장으로 전국체전에 처음 출전한 그는 단체부 우승을 이끄는 팀웍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후 소년체전 7, 8회에 나가서도 연이은 수상을 기쁨을 맛봤다. 대학시절에도 상비군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차례 수상을 했고 36세 되던 해에는 '대통령배 일반 검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가장 노장(老長)으로 우승을 했다.

2000년엔 구미시청 검도 선수단을 창단했고 선수 겸 코치로 활동했다고 말한다. 이제는 검도를 교육하는 교수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이 교수는 검도는 자기극복의 과정이자 마음의 수양 이라고 말한다.

"운동경기가 다 그렇지만 검도도 마차가지예요. 경기를 하게 되면 승부를 요구하는 운동이잖아요. 매 경기마다 선수로서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죠. 검도에서는 평상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돼요. 정신이 흐트러지면 안 됩니다. 그 마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것을 잃지 않으려고 30년 동안 검도를 사랑하면서 달려왔어요. 그 마음을 지켜가는 게 진정한 검도인이 아닐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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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실관 교수가 대경대학 학생에 검도 자세를 교정해 주고 있다.

운동을 하게 되면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힘들수록 죽도를 더욱 힘차게 움켜쥐었다고 회상한다.

"힘들 때 죽도를 잡고 혼 심을 다해 마루바닥을 뛰었을 때 마음은 더 가벼워집니다. 마음이 가벼워지면 죽도를 드는 마음도 새로워지거든요. 그러면 다시 검을 들고 자신과 싸웁니다. 검도는 저한테 인생의 스승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죠."

대경대학 경호행정학부에서도 그는 학생들에게 주 10시간 이상씩 검도를 가르친다. 경호원이 되고자하는 학생들에게 검도로 경호정신을 전하고 마음의 수련을 시키고 있다. 그에게 검도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무섭고 날카로운 교수님이라고 말한다.

경호행정학부 2학년 김철민 학생은 "교수님은 검을 들고 놓을 때 눈빛이 너무 달라진다고 말하면서 경호인으로써 살며 살아가면서 놓을 수 없는 강한 정신력을 검도만으로도 충분하게 느껴지게끔 마음을 단련시켜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을 했다.

이실관 교수는 마지막 말에서도 변하지 않는 검도사랑이 깊게 베어져 나온다.

"검도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검도를 배우셔서 검도를 통한 소중함을 얻으시길 바랄뿐입니다. 그래야 누군가 30년의 검도인생을 이어가게 된다면 그게 보람이죠...."/ 데일리안 대구·경북 김종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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