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아요.”
28일 오후 8시35분, 2011
대구세계육상
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대구스타디움 본부석 앞 여자 멀리뛰기 시상대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메달이 얹혀져 있는 쟁반(트레이)을 들고 서 있는 미모의 여성들이 있었다. 이들은 이번 대회 47개
경기종목 시상식때마다 선수들의 뒤를 따라서 시상대 옆에 도착, 금·은·동메달 시상을 보조하는 ‘시상
도우미’다. 모두 10명. 3명이 1개조가 돼 시상식때마다 등장한다.
이들은 이 대회 시상을 돕기 위해 5개월여 동안 매주 3차례씩 걸음걸이와 자세, 얼굴 표정 등을 연습했고 1주일 전부터는 합숙하면서 하루 8시간씩 리허설을 했다. 또 지난 4월 대구
국제마라톤대회와 5월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시상식에 투입돼 이미 실전 감각을 익히기도 했다.
이들은 경북
경산시 대경대
모델학과 재학생들이다. 훤칠한 키에 아리따운 미모로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3월 이 대회 조직위원회의 의뢰로
대학 선발전에서 1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뽑혔다. 백성현(21)씨는 “관중들에게는 시상식 보조가 쉬워 보이지만 시상대로
이동하는 도중
앞사람과 80㎝ 간격을 유지하면서 활짝 웃는 얼굴표정을 짓고, 그 가운데서도 우리 고유 한복의 맵시를 뽐내야 하는 등 모든 것이 한 치의 착오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연습을 거듭해도 당황할 정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현(21)씨는 “관중들의 함성으로
아나운서 멘트나 시상식 행진음악이 제대로 안 들릴 때도 있다”며 “지구촌 곳곳의 TV 중계방송 화면에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에 단 한번의
실수도 하지 않기 위해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